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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시 (1)
어둠 속의 시

색깔에 무게가 있다면 노란색은 파란색보다 무거울 것이라고 어딘가에 적은 적이 있다. 꼬깃꼬깃 접힌 채 바닥에 떨어진 은행 나뭇잎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그 생각을 떠올렸다. 아직 습기를 머금은 채, 온전히 바스러지지도 못한 채 바닥에 널부러진, 언젠가의 푸르른 기억들을 바라보기에 적당한 계절인 것이다. 그 기억들이 수시로 엉키며 뒹굴어 다니는 모양을 무심코 지켜보기에 적당한 계절인 것이다. 익사 어떻게 그녀의 엉덩이가 내 무릎 위로 올라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벌어진 호박꽃 속으로 독벌이 기어 들어가 뿌리까지 마비시키듯이, 내 손은 그녀의 머리채를 따라 흘러내렸습니다 앞가슴 골짜구니에서는 그녀의 영혼을 만났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으켜 드릴까요 그녀의 풍만한 영혼이 살며시 나를 업고 배꼽을 지나, 내장..

카테고리 없음 2024. 2. 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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