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다시, 봄봄

pdhgdty 2024. 2. 11. 18:19


이 이야기를 러브스토리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내가 직접 겪어본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마치 잊고 있던 옛사랑의 추억을 더듬는 느낌이었다.그것은 아마도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가 풋풋한 십 대였기 때문일 거다.당시 우리에겐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다룬 이야기였지만, 등장인물인 점순이가 또래라는 것과 입시에 쫓기던 우리와 달리 결혼문제를 고민한다는 것이 낯설면서도 작품 속에 녹아든 ‘봄’의 이미지가 묘한 정서적 감흥을 불러일으켰던 걸로 기억한다.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작품은 특히 남학생과 여학생에게 사뭇 다른 결로 다가왔을 것 같다.간질간질하면서 나른한, 툭 건드리면 톡 터질 것 같은 봄의 느낌을 이토록 잘 구현한 작품이 있을까 싶다. 오래전 교과서에서 다루었던 작품을 접하는 감회와 더불어 새로운 시점의 다양한 후속작까지 맛볼 수 있는 즐거움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봄, 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특히 데릴사위 명분으로 실질적 머슴 역할을 하는 주인공과 점순이가 요즘 말로 ‘썸’타는 가운데 고부 갈등과 비슷한 양상의 장인 사위 간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데 이런 흥미로운 상황을재해석한 작가들의 상상력과 재치가 정말 기발하다.결혼 생활의 고달픔을 겪은 주부라면 원작의 엔딩이 가져다 주는 묘한 쾌감(?)을 새삼스레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 책 덕분에 가끔은 옛날 작품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김유정의 「봄·봄」이어쓰기

우리 문학사에서 1930년대를 대표하는 청년 작가 김유정이 올해 80주기를 맞았다. 우리 농촌의 생생한 현실을 비추는 시선, 건강하고 생명력 있는 해학성과 토속성이 빛나는 그의 문학은 80년이 넘는 지금에도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중에서도 「봄·봄」은 김유정의 대표작으로 농촌의 계층과 계급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김유정 문학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웃음’과 ‘해학’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독자들의 큰 호응과 사랑을 받아왔다. 키는 작지만 야무지고 당찬 점순이와 아둔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데릴사위 ‘나’, 이야기 갈등 유발의 악역 봉필 영감 등의 캐릭터들도 큰 재미를 주지만, 김유정의 생동감 넘치는 탁월한 언어감각이 두드러지게 돋보이는 수작이라 할 것이다. 이에 강원도 출신의 후배 작가 일곱 명이, 우리의 영원한 청년 작가 김유정을 기리며, 열린 구조의 결말로 독자의 몫을 남긴「봄·봄」의 뒷이야기를 나름의 상상력으로 빚어내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다시, 봄봄 발간에 붙여 5 | 봄·봄_김유정 11
봄·봄하다_전상국 35 | 봄밤_김도연 55
미행_한정영 69 | 어느 봄밤에_윤혜숙 87
봉필 영감 제 꾀에 넘어갔네_이순원 111
하지 지나 백로_이기호 125 | 입하_전석순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