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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오를꽃

pdhgdty 2024. 2. 10. 03:43


죽음.. 곁에 있는 누군가가 나도 모르게 갑자기 떠나버렸을 때, 느껴지는 가장 큰 슬픔의 원인. 생명을 보잘 것 없이 다루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인생은 한 방이라고들 흔히 말한다. 자신의 죽음은 자신에겐 현명한 선택이라 할지라도 그 주변, 주위의 사람들에겐 제 2의 죽음을 남겨주는 것이다. 그만큼 가혹한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모두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죽음을 생각하기 보단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상담소에서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 등 말이다. 다시 태어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의 내용과 같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여러 관문을 거쳐 기억이 초기화되어 새로운 생명이 되는 일은 참 힘들다. 또 그 전의 내가 살았던 년 수를 채우는 그 시간이 얼마나 가혹할까. 또한 그 시간이 전과 더 비슷할 바가 다름이 없으면 내 인생이 비록 전생은 기억이 안 나지만 너무 보잘 것 없는 또 하나의 존재가 되어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 내 나이 13살 때, 내 주변에도 같이 등하교를 하면서 죽고 싶다고 말했던 친구가 한 명이 있었다. 그 친구는 그냥 슬프고 짜증나며 싫다고 하였다. 그치만 매번 생각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권해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 후, 중학생이 되면서 그 친구는 착했던 친구가 아닌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 2병의 친구가 되어버렸다. 다행히 그런 끔직한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 조금은 이해해줄 법했다. 물론 나하고도 사이는 멀어졌다. 그간 많은 생각을 아무래도 했을 것이다. 어쩌면 나와의 성격차이나 자신의 마음 속의 응어리를 하소연할 데가 없어 그렇게 극단적으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친구는 진정한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를 찾은 것이고 더 이상 나와의 대화는 짧게 오고갈 뿐이다. 그것도 아주 가끔. 사실 난 생명을 그리 가볍게 여기는 자와는 가급적이면 대화를 길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만약 그 친구에게 동조하며 살아갔다고 한다면 설령 그 친구가 지금 이렇게 똑같이 되더라도 난 지금과의 나와 거리과 꽤 멀어져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담게 해준 책인 것 같다. 소중한 책이다. 정말 사후세계가 이럴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내가 이 두명의 주인공들과 달리 내 새로운 개성을 가진 캐릭터를 넣어 감정이입도 해볼 수 있었고, 전국에 있는 자살예방센터에 꼭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신화와 현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규와 나래의
가운데 하늘에서의 짧은 여행 기록

마음오를꽃 은 두 명의 학생이 각자의 이유로 자살을 택한 이후에 겪게 되는 서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작품 속 두 남녀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세상으로 내몰렸을 때 자신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여실히 보여준다. 현실에서 무작정 도망치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였던 주인공들이 죽음 이후에 받게 되는 심판과 남겨진 자들, 즉, 두 학생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생의 포기가 가져오는 결과는 본인의 죽음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예쁜 여자친구와 우수한 성적, 안정적인 가정 등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해 생의 재부팅을 꿈꾸는 소년 우규. 핸드폰에 엄마를 ‘엄마느님’이라고 저장할 만큼 절대적으로 따르며 그 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소녀 나래. 바로 그 엄마의 과도한 관심으로 친구들의 미움을 사 겪게 된 학교폭력에 저항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절망 속에 살아간다. 이야기는 이 아이들이 나름의 이유로 저승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브라흐마의 구멍
누런 강을 건너다
카르마의 거울
가운데 하늘의 날들
불타는 집
서천꽃밭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