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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 너를 위해서라면 일요일엔 일을 하지 않겠어

pdhgdty 2024. 2. 16. 23:43


청혼……. 여행과 연애에 대한 생각 건축가이지만 베스트셀러 여행작가 같은 ‘오기사’, 오영욱이 사랑 이야기를 썼다고?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남의 일기장을 몰래 읽는 듯한, 관음적 쾌감을 기대하며 첫 장을 넘겼을 때, 나는 무의식 중에 ‘어……’하고 말았다. <청혼>이라는 제목에서 떠오르는 연애이야기가 분홍빛을 뭉실뭉실 풍기리라는 예상과 달리 여행과 연애를 비교하는 단상(斷想)들이 그의 장기인 일러스트들과 함께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사랑은 보통 두 가지 결론을 막을 내린다. 헤어지거나, 아니면 영원히 함께이거나. 그런데 이는 종종 사랑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헤어지기도, 영원히 함께하기도 두렵다. 또 한번 심장을 쥐고 흐느끼는 고통을 겪고 싶지도 않고,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세상에 가정을 꾸리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연애를 기피한다. ~ 중략 ~ (하지만) 이별의 잔인함과 생계유지의 치열함을 감내할 용기가 연애의 낭만을 선사한다.1)” 그렇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토끼가 그루터기에 부딪혀 죽기만을 기다리는 사람[守株待兎]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연애, 서로를 알아간다는 것. 연애를 하겠다는 용기만으로 연애가 진행되지는 않는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외국에서 택시 미터기의 숫자가 무지막지한 속도로 올라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아야 하는 여행객의 “택시 미터기(에 대한) 공포는 의사 소통할 수 있는 언어능력을 기르고 지리에 익숙해지면서 그 원인이 제거될 수 있다. 결국 그 도시를 제대로 ‘알아가는 것’에 의해 사람들은 택시를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2)” 연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연애는 여행과 달리 공통점 찾기에서 차이점 찾기로 나아가는, 일종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연애의 초기 과정을 겪은 연인관계에서도 두 사람은 잠시 디테일에 대한 본능을 억누르고는 한다. 그건 무의식적인 절차로 상대방의 매력적인 부분에 의해 평소 자신이 관심을 두는 부분을 잠시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요소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어떤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그들의 인연에 대해 인정하고 안심하게 된다. ~ 중략 ~ 하지만 인간들끼리의 관계에서는 언젠가 차이점이 보다 부각되는 순간이 생긴다. 공통적인 요소에 익숙해지면 더 이상 그 부분이 서로에게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전까지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 뒤로 숨겨왔던 자신의 디테일 한 취향을 내세우기 시작한다.3)” 이제 연애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여기서 서로가 느끼는 “그 차이가 또 한 번의 이별을 위한 도화선이 될지 비로소 만나게 된 짝에게 느끼게 되는 오묘한 매력이 될지는 애정에서 기인한 관용에 의해 결정된다.4) 연애의 지속을 위해 살아가다 보면 수많은 장소를 스쳐 지나게 된다. 하지만 그 장소가 기억에 남게 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만의 시각과 해석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낯선 곳을 방문하기 위해 소요된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그런 시각과 해석이 부여되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누리는 일상과의 비교에 의해서 독자적인 가치를 부여(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결국 다른 시각을 갖는다는 것은 곧 자신이 사는 모습이 어떻다는 것을 잘 인지한다는 이야기도 (된다.)5)” 여행지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 또한 그렇다. 김춘수의 <꽃>에서 이름을 불러주어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 ‘지나가는 사람 1’이 아닌 ‘김태희’, ‘임윤아’라는 이름이 부르는 순간 무미건조한 석고상은 살아 숨쉬는 사람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달콤한 순간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물리는 순간이 오고, 환상적이었던 여행에도 힘겨운 귀국 여정이 존재하듯 사랑을 믿었던 둘 사이에도 어쩔 수 없이 견뎌내야 하는 시간들이 올 수밖에 없다. 수많은 사랑지침서에서 이미 결론을 내린 것처럼 이런 심리적 결핍 상태는 결혼 관계를 건강히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든 참고 이해하며 원만하게 풀어야 할 과정이다. 귀국길의 우울감에도 불구하고 다시 떠나게 만드는 여행만이 선사하는 어떤 무언가의 요소가 남녀 관계에도 필요한 것이다. 6)” 어쩌면 우리가 여행하는 것은 “한편으로 돌아올 때 느껴야 하는 모든 부담에서 잠시 벗어난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는걸 알면서도 ~ 여행의 의미에 가치를 부여한다. 7)” 연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미 오기사의 연인이 누구인지 공개되었지만, 그가 이 책에 밝힌 여행과 연애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보면서, 그의 연애가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쳐 숙성되어 향기롭게 빛나기를 기원한다. * 이 글은 yes24 2014년 북켄드 하반기 결산 이수 선물로 받은 책에 대한 리뷰입니다. 1) 오영욱, <청혼>, (달, 2013), pp. 9~10 2) 오영욱, 앞의 책, p. 45 3) 오영욱, 앞의 책, p. 64 4) 오영욱, 앞의 책, p. 72 5) 오영욱, 앞의 책, p. 71 6) 오영욱, 앞의 책, p. 258 7) 오영욱, 앞의 책, p. 257
건축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밤낮없이 죽을 것처럼 일만 하던 남자, 오기사
그가 사랑에 빠져버렸다

빨간색 하이바를 뒤집어쓰고 있는 캐릭터와 ‘오기사’라는 필명으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오영욱. 그는 건축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사실, 그가 하는 이 세 가지 일은 교묘하게 맞물려 있다. 여행을 다니며 본 도시와 건축을 그림으로 그리고, 책으로 묶는 작업이 벌써 여섯번째다.

하지만, 이번 책은 달라도 아주 다르다. 오기사 인생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이 벌어졌으니, 그것은 바로 ‘연애’였다. 이 남자, ‘책’으로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한다. 주말도 밤낮도 없이 일만 하던 지독한 그가, 심지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너를 위해서라면 일요일엔 일을 하지 않겠어.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오기사로서의 다분히 인간적인 면모를 그의 일기장 훔쳐보듯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보통의 연애가 그렇듯이 어떤 대목에서는 웃음이 낄낄 새어나오기도 하고, 어떤 대목에서는 깊은 고민이 뭍어나는 속내에 자못 숙연해지기도 한다.
서로의 취향 위에 자신의 취향을 겹쳐 쌓아가고, 인간적인 유대감을 다져나가는 장면장면들이 두 사람의 지나온 시간을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뒷부분에 등장한다. 바로, 오기사가 제안하는 ‘함께 가고 싶은 도시 리스트 100’이 그것이다.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유명한 대도시들은 물론이고, 핀란드의 만타 베트남의 다낭 등 세계지도 구석구석에 있는 작은 곳까지 아우른다. 각 도시에는 왜 그녀와 함께 가고 싶은지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첨부되어 있는데, 유적 및 건축을 볼 수 있는 곳, 그 자체로 휴양지인 곳, 개인적인 추억이 어려 있는 곳 등 그 의미도 제각각인 이 99곳은 우리의 삶의 터전인 100번째 도시, ‘서울’과 어우러지면서 강력한 의미를 띠게 된다.




PROLOGUE

출장길
대시
첫번째 시
착륙
보편성과 특이성
택시 미터기
2박 3일
커피
호기심

환승
기념품
음주가무
MP3 파일
합리화
5성급 호텔
입국심사
시차 적응
먹는 즐거움
알람
언어
전망대
사진 찍기
쇼핑몰
신이 만든 세상
낭만
충동구매
건축적 감동
걷는다는 것
행운
계획
가방
귀국
100일의 약속
청혼

EPILOGUE

 

육체쇼와 전집

내가 산 시집은 2014년 7월 발행된초판 5쇄본.황병승 시인의 시들은 뭔가 우울하고 어둡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다.시집마지막에 수록된 내일은 프로 라는 제목의 시는 제13회 미당문학상 수상작이다.무려 16페이지나 되는, 실패에 관한 시 내일은 프로 .개인적으로는 시집 제목과 같은 육체쇼와 전집 , 가려워진 등짝 , 당나귀와 아내 같은 시들이 맘에 든다.수록된 시들 중에내용이 긴 시들이 많은데도 사실 아무데나 펼쳐서 읽는다.매번 읽을때마다 새로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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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장루이와 68일

오윤기와 장루이가 처음에는 사납고 서로 미워하는 사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가지 일이 일어나면서 서로 친해지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어 보기 좋았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 같았어도 윤기처럼 행동했을 것인데 그런 점을 장루이가 좋게 받아들여서 장루이가 착한 것 같기도 했다. 나도 장루이 같은 그런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 작가 황선미가 들려주는 친구 관계, 그 짜릿한 갈등과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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